0. 나의 결핍을 안고서 그것을 너무 미워하지도, 너무 가여워하지도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작가의 말에 있는 이 한 문장을 풀어 쓴 게 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시대 혹은 비슷한 조건 또는 비슷한 성별을 가진 사람이라면 겪을 법한 미묘한 현실의 결핍들을 엮은 소설이라 그런지 가볍게 읽히고 무겁게 남았다. 1-1. 나는 그녀한테 자신의 미래를 투영했고, 그녀는 역으로 본인의 과거를 투영했다. 서로가 겪은 그리고 겪게 될 교집합을 인지하여 거리를 좁힌다. 동경, 동정, 동질감 등 공적인 관계 외의 감정들을 서로한테 비출 수 있던 이유도 상대를 완전한 타인이 아닌 자신의 일부처럼 인지하고 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2. 본 책은 쉬이 볼 수 있는 현실의 미묘한 어둠을 담고 있다. 분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