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from dead(still dead inside)

@joynjoyen

훌훌 털고 일어나요, 그 자식 강냉이를

새벽 3시는 사람의 체면에 위험한 시간입니다.

 

오늘의 실험 : 서문이 거지 같아도 사람들은 글을 읽는가

만취도 맨정신도 아니면 일어나는 문제. 글을 쓰고 싶어진다. 나는 싸이월드 시대에 태어났으면 스스로 역사를 쓰고 알아서 관짝 뚜껑을 열었을 사람일 게 분명하다(RIP) 그리고 정말 하나에 오래 집중은 못 하는 성격은 맞나보다. 필로소피아 책 읽다가 시집 좀 피고 그러다가 결국 노트북 켰다. 오늘 읽던 시집은 권민경 시인의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나는 아무도 관심 없는 정보를 구독자 27명의 유튜버마냥 광고해 대는 취미가 있다. 이걸 읽기로 결정한 사람이 감수해라. 니가 선택한 글이다, 견뎌라.
가독성 하나 없는 이 글을 누가 읽을까 싶지만…. 나는 사람들이 길게 남긴 글 읽는 게 가장 재밌다. 타인의 생각은 파고들고 싶어도 그 사람이 먼저 껍질을 벗기 전까지는 투시 불가한 대상이니까. 심심한 사람 누군가는 읽지 않을까. 지구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숨쉬는데, 도플갱어는 없어도 테무산 조예은 아니면 뭐 명품버전의 조예은 하나쯤은 더 있겠지 ㅋ


창피함의 두께는 몇 겹이라 생각하시나요

최근 부끄러움을 느끼는 농도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한테는 이런 생각을 들키는 게 부끄럽고, 또 누군가한테는 평소 내가 던지는 농담들이 창피하다. 타인한테 보여주고 싶은 면이 늘 동치가 아님은 신기한 일이다. 한동안 블로그 링크를 오래 올려두다가 내렸다. 새로운 사람들 만날 일이 생겨서도 있고, 내 일기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2021년쯤에는 좀 깊게 글을 쓰는 편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좀 읽는 사람이 즐겁게 내 일상을 볼 수 있게 가볍게 바뀌었다. 내가 비치고 싶은 모습이 달라졌나? 스스로한테 물어보면 그건 또 아니다. 여전히 나는 남들은 전혀 관심도 주지 않을 사색을 주절거리고, 흔히 낭비로 비치는 낭만도 챙긴다. 치킨값을 필름에 태우는 것도 실질적으로는 비효율이지ㅋ 아마도 내가 고정점에 가까운 사람보단 시소처럼 이리저리 삐걱대는 사람이라 그런 거 같다. 종잡을 수 없는 사람? 적어도 취향에 있어서는 그런 말을 많이 들은 거 같다. 선물 주기 어렵다고…. 그래서 내가 취향이 뚜렷한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흠.


여름은 늘 사랑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이게 뭔 더위 먹은 발언인가 싶은 소제목. 근데 난 여름을 사랑한다. 어쩌면 여름에 사랑하고 싶은 것들이 넘쳐나서 그럴지도. 길어진 낮도 좋고, 습기의 짜증을 감수하게 만드는 수많은 장소가 좋고, 강변의 소리가 좋고, 젊음이니 낭만이니 하는 감성들이 열병 때문에 갑자기 난무하는 것도 좋다. 겨울은 추위에 예민해져서 그럴까. 다들 이성이 돌아옴. 낭만이란 배 좀 작작 타지 (feat. song by 이세계) 란 댓글이 4782개의 좋아요를 받을 계절. 그에 반해서 여름은 다들 넹글 돌아버린 머리로 솔직해진다. 일회용품처럼 단발적인 감정도 부끄럼 없이 표출하고, 겨울엔 주머니에 꽁꽁 숨겨두던 생각들도 불현듯 내뱉어버리고. 그러다가 후회하지만 ㅋ. 그건 그거 나름의 재미 아닌가?

 

읽다 = 종말하다?

독해라는 행위 자체가 소멸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이게 내 머릿속에 최근 자리 잡은 나만의 정론이다. 거창하게 숏폼 위주의 사회가 문제라느니, 뭐 그런 차원을 떠나서. 해독이라는 과정 자체에 흥미를 잃어가는 느낌. 수십 권의 책을 읽는 사람도 피할 수 없는 고질병이랄까. 문학, 음악, 미술 할 것 없이 다들 존재하지 않는 정론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 가령 문학도 각자 독해한 해석보다는 통상적 상징성에 고립되어 있고, 미술품 또한 감상을 보면 자신의 감정보다는 배경이라든지 자료에서 빼내온 감정들의 나열이란 기분이 든다. 다시 정리하자면, 사회에서 주관이란 게 점차 희미해진다. 역시 인스타로 인한 시선 의식 과잉의 문제? 사실 모든 사회 문제를 너무 SNS에 돌리는 풍조가 짙어서 이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지만, 마땅히 다른 의견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어찌 되었든 난 역시 주관이 강한 사람이 좋다. 강하다기보다는, 뚜렷하다? 자신의 세계가 확고한 사람. 모호하게 나의 의견에 동의하며 따라오는 것보단, 명확히 내가 틀린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게 매력적이다.


설마 여기까지 읽고 계신가요?

커피 사줄 수 있으니까, 왜냐고 묻고 싶다. 글쎄 나는 내 헛소리는 다시 읽어도 재미없다. 이상한 일이다. 남의 블로그는 스크롤바가 손톱보다 작아져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데. 내 글이 문제인지 혹은 역시 남의 세상이 아직은 더 재밌을 나이인지 모르겠다. 다들 어떠신가요?
보통 나는 넘기기 힘든 글을 꾸역꾸역 읽어내는 경우는 다 관심 같다. 성애적 차원을 떠나서, 그 사람이 궁금하니까. 그래서 즐거운 걸지도. 여러분은 다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저와 비슷하신 분이라면 기쁠 것 같네요. 21세기 숏폼공화국에서 kopub와 pretendard로 구성된 이 글을 하나하나 곱씹어준다는 거니까…. 이것도 하나의 사랑입니다 ㅋ 알러뷰~

 

신박하지 않아!

버리는 글까지 전공병이 발현할 일인가! 적은 주제들이 너무 진부하고 지루해서 자존심 상한다. 예술 관련 학과는 이래서 오기 싫었다고…. 난 언제나 취미이길 바랐어.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새벽마다 조깅 나가는 진짜 광기가 생기면 좀 괴기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바다표범의 키스 얼마나 충격적이야. 근데 아름답잖아. 나도 그런 글자들을 좀 쓰고 싶다고…. 나중에 내가 읽어도 오 이런 생각도 하고…. 알코올이 도움이 되는군 (응 헛소리) - 뭐 이런 반응 하게.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거일지도?

요즘 만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새로운 관계도, 기존의 관계도. 무리해서 보고 싶을 정도로.

나도 남들한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최근에 새로 구독한 매거진의 글로 마무리

인상 깊어서 발제 때 낼까 고민 중

이런 글을 우연히 마주치고, 결국 원문을 읽게 만드는 걸 보면

인스타도 그리 나쁜 존재는 아니잖아- 같은 시덥잖은 생각이 들고

결론은 음 뇌에서 알코올이나 좀 빼고 사색하는 시간도 가지자, 하는 자기반성으로 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핍을 너무 미워하지도, 가여워하지도 않는 것  (0) 2024.09.15
뻔뻔한 삶 - 과거 블로그 백업  (0) 2024.08.13
엉켜버린 실  (0) 2024.06.07
영화 취향표  (0) 2023.07.23
99문 99답  (0) 2023.07.09